갑상선암 30대에 진단 받고 수술한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갑상선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상세한 후기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저는 올해 5월에 수술을 했고, 현재 수술 후 7개월차입니다.
곧 진료를 가네요 ㅎㅎ
아래부터는 일기 형식으로 작성하여 반말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갑상선암 증상
갑상선암은 여타할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나같은 경우는 자궁복강경 수술 후 제대로 쉬지 못해서 체력이 떨어졌고, 그 상태에서 계속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다가 몸이 완전히 훅 가서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로 몸이 아파 퇴사를 하게 된 케이스로 퇴사 당시에는 갑상선암이 진행중인지도 몰랐었다;
갑상선암 전조증상이라기 보다 면역력이 떨어져 생길 수 있는 모든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 것 같다,
난 회사를 퇴사할 정도의 심각한 근육통과 감기몸살(만성피로)와 구강 건조(목마름), 목조임 이 3가지가 제일 힘들었다.
특히 구강 건조는 미지근한 물을 계속 마셔도, 전용 캔디를 먹어도, 인공 침?을 뿌려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ㅠㅠ
이 증상으로 일반 내과를 찾아갔을 때 의사는 당뇨를 의심했지만 난 혈관도 완전 깨끗하고, 콜레스테롤 관리도 잘 되어있고(의사한테 칭찬받는 정도), 당뇨랑은 완전 거리가 먼 사람이다;
역시나 피검사를 했지만 당뇨 아님.. 면역계 질환 검사도 했지만 그것도 아님..당시엔 원인을 몰라서 정말 너무 답답했다
게다가 입 안 건조한 상태에서 목조임 현상까지 있어서 전화업무 할 때 말하기도 힘들었음ㅠ 진짜 삶의질이 떡락했었다..
갑상선 반절제 수술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준 현재는 구강건조와 목조임 현상은 90%이상 개선되었다. 혹이 큰 것도 아니었는데..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술 후 나은거보면 관련이 있는 것 같다.
현재는 수술로 인해 체력은 아직 딸리지만 예전처럼 한달에 15일은 전신 근육통=감기몸살처럼 아프지 않는 것보니 만성피로도 좋아진 듯 하다
갑상선암 진단
종합 건강검진을 해보는 게 좋겠지만, 갑상선암이 의심되면 혈액검사와 갑상선 초음파를 해보길 바란다.
혈액검사에서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나와도 갑상선암 일 수 있다(본인이 그랬음).
초음파를 했는데 결절모양이 ‘안이쁘다. 좋지 않다.’고 하며 상급병원가서 조직검사를 해보라고 하면..이제 긴장타야된다 ㅜㅜ 대부분은 95%의 확률로 결절모양이 이상한거지 암은 아니라고 하던데 난 재수없게 5%에 당첨되었다..
갑상선암일 확률 80% -> 99%
처음에는 내분비내과에서 조직검사를 하고, 암이 맞는 경우(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외과로 보낸다.
내분비내과에서는 암일 확률 80%고 이런 경우 대부분 바로 수술을 한다고 했다. 외과로 가니 교수님께서 재수없게 20% 확률로 멀쩡한 갑상선을 잘라낼 수도 있으니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유전자 검사 결과 나는 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 당첨ㅠ 그날로 중증암환자 등록해서 5년 동안 갑상선암 치료에 따른 본인부담의료비를 경감받게 되었다. 내가 진짜 갑상선암이 걸린게 맞구나..하고 실감이 났다.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ㅎㅎ
반대로 유전자 검사 결과 아닌 걸로 나오는 경우에는 좀 더 지켜보자고 하셨음. 갑상선은 암인 줄 알고 수술했는데 암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니..다른 암에서는 이런 경우는 못본 것 같은데 -_- 뭐 이런 놈이 다 있나..애매하게 사람 더 괴롭게 하네;; 확률이 50%인 분들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갑상선암 원인
개인적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면..가장 큰 원인은
첫 번째로 스트레스인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갑상선암과 관련된 돌연변이 유전자라는게..유전형질로 갑상선암이 남들보다 더 잘걸리는데, 스트레스나 과로 면역력 저하 등 몸을 너무 힘들게 해서 암이 판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얘가 돌아버려서 암으로 되는게 아닌가..- -;
그러니까 두 번째로 유전도 당연히 관련있을 거고,
세 번째로는 과로(피로회복할 시간을 안줘서 몸을 점점 망가트림=면역력 파괴되는 행동)인 것 같다.
누구는 스트레스 받고 싶어서 받고, 무리하고 싶어서 하나? 돈벌다보면 무리해서 일하기도 하고, 살다보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
갑상선암 걸렸다고 내탓을 하진 말자. 앞으로 전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을 하자.
갑상선암 수술
본인은 평촌 한림대병원에서 수술했다.
이유는 집이랑 가까웠고, 수술을 웬만하면 시키지 않으려는 교수님의 마인드와 또 수술을 하는 경우 자신 있어하는 교수님의 태도, 그리고 보기 드물게 친절한 모습에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수술방법은 나는 흉터에 그렇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라서 로봇수술이 아닌 목 절개수술을 택했다. 로봇은 흉은 안 남지만 절개보다 회복이 느리고 어깨같은 곳(여기로 찔러 넣어 목까지 가는듯)이 아파보였음. 하지만 결혼을 안했다면.. 로봇으로 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포토샵이 다 되긴 하지만-_-
몇 장 없는 사진으로 수술 후기를 풀어본다.
3박4일 입원해야해서 크록스 준비함.
겨울에는 털달린 크록스 꼭 준비해주기
전날 밤에 입원해서 피 뽑고 이것저것 검사하는데 기억은 잘안나고
피 뽑을때 아팠던 기억만 남 ㅠㅠ(혈관이 안보이는 사람)
병원밥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다이어트 됨^^;
다행히 보호자가 앉아있거나 누울 공간은 있다
결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내 입원 수발 2번째 ㅠㅠ
미안해 남편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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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촌 한림대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라면 1인실은 거의 없어서 기대안하는 게 좋고, 대부분 6인실이기 때문에 이어폰 or 귀마개 필수, 그리고 공간이 협소하므로 캐리어보단 보스턴백 혹은 백팩으로 짐싸길 추천한다.
이건 수술 당일 생존신고용 사진
오전에 수술하고 오후에 셀카를 찍을 정도의 여유가 있을 정도로 괜찮았다. 괜찮았지만 안아팠다는 건 아님^^;
마취가 빨리 풀려서 진통제 놔줄때까지 눈물을 줄줄 흘리며 제발 진통제 놔달라고 울었다ㅋㅋㅋ 진짜 목에서 찢어지는 고통(아니 이미 찢어놨지) ㅋㅋㅋ 마취깰때 헬..와 진짜 아픔
피주머니 이렇게 대롱대롱 달고 다님
퇴원하고 집에서도 7일 동안 달고 있었다
샤워도 못하고 거슬려..아프진 않음
1일차 밤에 입원-2일차 오전 수술-3일차 비타민 수액-4일 오전 퇴원
3일차에는 진통제 안놔준다. 타이레놀은 줌
진통제 수액으로 안맞아도 생각보다 괜찮았음
내가 전신근육통으로 만성피로 시달릴 때보다 안아팠음
만성피로 시달릴 때가 진짜 아팠던 거구나 싶음.
But, 퇴원 후 첫 달 생리는 2번하고(정확히 한 번은 부정출혈이겠지)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피곤한 만성피로와는 또다른 hell party 시작^.^
약을 한보따리 받아서 집에 오니 퇴원이 실감났다
퇴원해서는 무리하지 않고 침대생활을 많이 했다.
퇴원 후 일주일동안 피주머니 차고 있다가 피주머니&실밥제거하러 외래를 가는데 가슴팍에 구멍 뚫어서 이렇게 목이랑 연결되있음ㅋㅋ
‘언제 이런걸 몸안에 넣어 놓나’ 신기해서 찍어둔 사진 ㅋㅋ 약간 튀어나온 부분이 호스모양이다. 근데 하나도 안아팠고 피주머니 제거할 때 오히려 시원했다 ㅋㅋ
피주머니는 매일매일 내가 알아서 비워줘야 했다. 나중되니 피가 거의 안나왔음
외출할 때는 이렇게 멸균거즈로 상처를 가리고 다님
본인은 밴드 알러지가 있다..수술흉터밴드(더마밴드) 붙여도 마찬가지다ㅠㅠ 살이 짓무르기때문에 뭐..그런건 못붙이고 다님 ㅇㅇ
지금은 그냥 대충 초커목걸이 같은걸로 흉터 가리고 다닌다
갑상선암 수술 후 7개월, 현재
갑상선암 수술 후 첫 한 달이 제일 아프고 힘들었다. 일단 체력이 안되니까 생리때도 너무 힘들었고 역대급으로 허리도 못피고&배도 아프고 식은땀 흘리면서 하루종일 누워있었음.
직장을 안다녀서 망정이지.. 출근을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 ㅠㅠ 최소 한 달은 푹 쉬어야하고, 3달 이상 더 쉴 수 있다면 쉬자.
그리고 호르몬제 약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한달 후 외래가서 피검사하고 약을 조절했는데(과다하게 먹고 있었음) 호르몬 약을 반으로 줄이니까 컨디션이 한결 나아졌다. 곧 외래를 또 가는데 약 없이 살라고 하면.. 약 없이 힘들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앞선다.
현재는 컨디션이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음을 7개월차가 되자 처음으로 느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체력이 딸리니까 기분이 너무 우울했는데(그동안 마음이 급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확실히 반년이 지나서 그런가..이제야 희망이 조금 보인다.. 내년에 재취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
물론 내가 운동도 하고, 식단조절도 하고 스트레스 안받으려고 하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아니 노력은 이제 당연히 해야한다 ㅎ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컨디션이 아주 천천히.. 조금씩 올라오다 6개월 지나니까 탄력이 붙는 느낌이다.
그동안 쉰 보람이 있다!
마지막으로 보험청구에 관한 것인데,
결론적으로 나는 좌측 임파선에 전이가 되어 임파선 절제도 했고, 소액암(갑상선) 진단금 + 일반암(임파선) 진단금 둘 다해서 진단금만 3,3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보험광고 아님ㅋㅋ)
이에 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작성할 예정이다.
이외 궁금한 점은 덧글로 문의주세요 🙂
수술후기 잘 보았습니다. 혹 어떤 교수님께
진료 받았는지 알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평촌 한림대 서용준 교수님께 갑상선 반절제 수술 받았습니다^^ 친절하시고, 꼼꼼하게 봐주셔요 ㅎ 지금도 정기검진 계속 다니고 있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