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1년 후기
후유증 및 부작용과 직장 복귀 시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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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갑상선암(유두암) 반절제 수술 한지 벌써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정기검진 다녀온 겸 내가 겪은 후유증을 한 번 써볼까한다.
작년(2022년) 5월에 평촌 한림대병원에서 수술을 했었고, 약 1년하고도 2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최근에도 여전히 2주 정도(생리기간 포함) 컨디션 난조가 지속되어..이제야 글을 써본다. 😥
목 차
1. 병원 선택 이유
난 평촌 한림대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흔히 대학병원은 3차병원이라 생각했는데, 평촌 한림대병원은 2차병원이다.
간호사 친구가 있는데, 사실 이 병원의 평판이..그다지 좋지 못했었다(암 진단 받기 전에 들은 이야기); 그럼에도 내가 이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① 아산병원 갔다가 초진의사가 싸이코패스인지 진짜 그런 무례한 발언하는 의사 처음 봤고..충격 받아 여기서 수술하고 싶은 마음 싹 사라짐.
(부모님 두 분 다 아산병원에서 암 수술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 하고 싶었지만, 전국에서 환자가 오다 보니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 5월에 갔는데 조직검사 기다리는데만 4개월^^^ㅋㅋㅋ 반면에 한림대는 바로 조직검사를 하고 결과도 빠르게 들을 수 있었음)
② 절차가 전체적으로 빨랐고, 집이랑도 가까움.
(지속적으로 정기검진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음)
③ 외과 수술 담당교수님이 정말 친절하고(이렇게 친절한 의사 처음 봄;), 수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있어서 신뢰가 갔음. 병원보다 의사 선생님을 믿어서 하게 됨.
④ 결론은 조직검사 및 수술까지 2주도 안 걸리게 초스피드로 진행해서 수술자리도 예쁘게 잘 꼬매졌고, 호르몬약도 이제 안 먹고 수술 경과 자체는 좋다고 함.ㅎㅎ
(근데 난 왜 이렇게 힘드냐..ㅠㅠ)
2. 정기검진 때 하는 것
# 채혈과 초음파
현재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가고 있었으며, 갈 때마다 채혈과 갑상선 초음파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초음파 시간만 예약을 하고, 채혈-초음파 순서는 상관 없다. 채혈은 번호표 뽑고 하면 된다.
난 혈관이 정말 안 보이는 타입이라서 두 번의 수술 동안 정말 링거 꼽는 게 제일 힘들 정도인데(여러번 찌르고 너무 아픔 ㅠㅠ, 갑상선암 수술 땐 간호사가 수술 시간 못 맞출까봐 초조해함;) 확실히 채혈실에 있는 분들은 프로다…잘 뽑으면 정말 안아픔 ㅎㅎ
① 채혈
: 종합 피검사?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비용도 비싸고, 피도 3통이나 뽑는다
② 갑상선 초음파
: 일반적인 검사로 진행하는 것과 같다. 할 때마다 긴장된다..난 반절제니까 ‘혹시 재발이 된 건 아니겠지..?’ 하며 초음파 봐주시는 분의 “지난 번과 별 다르게 이상 없어요~깨끗해요.” 이 말을 간절하게 기다린다^^;
재수술은 정말 끔찍하게 싫으니까.
이 날은 지독한 폭우가 왔었다.
괜찮다고 해도 연차를 내고 항상 함께 해주는 남편에게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회복이 간절하고 절실하다. 🙏
일주일 뒤.. 진료 대기중.
초음파는 이미 깨끗하단 말을 들었지만, 피 검사 결과도 혹시 이상있을까 떨리고, 검진은 그냥 매번 긴장된다^^;
다행히 초음파도 정상, 혈액 검사도 모두 다 수치가 좋다고 한다..
담당 교수님은 “피로감(몸살 기운)이 오래가는 것은 이미 수치가 정상이므로 갑상선과는 관련이 없다.”고 하신다..ㅠㅠ 나도 수치는 정상인데, 게다가 1년이 흘렀으면 정상화 될 때도 됐는데! 몸이 왜 이러는지…미칠 지경이다.😣
비용은 초음파+혈액검사해서 30만 원 가까이 나오는데, 암 환자라 [중증질환자]로 등록되어 공단에서 95% ?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15,300원 밖에 안 나왔다.
덕분에 병원비에 대한 부담이 정~말 적다.
내가 가입한 실비는 2차병원 이상은 3만 원이 되어야 청구가능하기 때문에 영수증을 모았다가 일정금액이 되면 한 번에 청구한다.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다. 3년 이내만 청구하면 되니까 여유있게 모아서 청구하도록 하자.
난 진단금까지 다 타먹어서 금액이 확 줄었다가 거의 30% 올라서 예전 금액 비슷하게 내고 있다ㅎ 뭐 그래도 무조건 진단금은 타먹는 게 이득이다.
참고로 나는 임파선까지 전이가 진행됐었기 때문에, 청약서와 약관을 뒤져보다가 ‘보험사의 고지의무 위반’을 알게 되어 보험사에 청구하여 고액진단금을 탔다.
난 법대 나왔고, 로펌 및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출신이니 더 쉽게 발견했지만, 혹시 나처럼 전이가 된 경우라면 해당 보험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 가입한 보험마다 다르고 안 되는 경우도 많으니 주의 ※
(이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으니, 손해사정사를 통해 문의하시길 바래요)
교수님이 수치가 좋고, 호르몬도 안정된 것 같으니 이제 1년 뒤에 보자고 하신다..😱
내년으로 일정을 잡았다.
‘이때 쯤이면 체력이 많이 좋아졌을까?’
갑상선 정기검진시 혈액검사는 6시간 금식을 해야한다.
까먹지 말 것!
3. 갑상선암 수술 후유증
# 갑상선암 수술 부작용?
수술 자체에 부작용이 있다기 보다.. 암 수술로 병변은 제거 후 오는 몸의 증상들이니 후유증이 더 정확한 말인 것 같다.
모든 수술이 다 그렇겠지만,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다르고 개인차가 크니 ‘이럴수도 있구나~’ 하고 참고해서 봐주시기 바란다.
① 눈가 경련
수술한 당일에 바로 손 저림을 느꼈고, 수술 후 1년 넘게 까지도 좀 피곤하면 지속적으로 눈꺼플 경련이 있어 불편했다. 마그네슘을 먹어봤지만 소용 없었고 그냥 푹 쉬려고 노력했다. 혈액수치상 칼슘, 비타민d 이런건 다 정상이다 ㅠ 요즘은 괜찮은 편.
② 흰머리 새치 증가
수술하고 한 동안 갑자기 새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건 내가 노화현상이랑 겹쳐서 그런걸수도 있는데, 이대로 늘어나면 뿌염을 해야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됐었다. 호르몬이 안 잡혔을 때 많이 나다가 요즘엔 뽑으려고 막 뒤져도 잘 안나오는 걸 보니 갑상선 영향이 아예 없던건 아닌 것 같다.
③ 체중
살이 잘 안 빠진다고 해서 엄청 걱정했는데, 다행히 체중은 크게 변동이 없었고 오히려 수술 후 힘들어서 살이 빠졌었다; 내가 식단을 신경쓰는 것도 있지만 지금은 그냥 적당히 유지되는 것 같다. 난 오히려 생리주기 잡아보겠다고 먹은경구피임약 부작용으로 살이 3키로나 쪘었다; (지금은 다시 되돌아옴 ㅠㅠ)
급격하게 찌거나 빠지는 건 건강에 적신호일 수 있으니 체중 체크도 주기적으로 하자.
④ 컨디션 회복이 매우x2 느림 + 거드는 생리새끼
예전보다 후유증으로 가장 힘들게 느끼는 부분이다. 뭐 수술 후 체력저하는 당연히 있었고. 원래도 생리앓이를 심하게 하는 편이었는데(자궁내막증으로 수술까지 함ㅠ), 갑상선 수술하고 한 달차에는 생리 2번 하면서 생리주기가 잡히지 않았고 그 이후부터는 주기는 잡혔지만 체력이 안되니 생리기간을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였다.
지금도 3일 정도는 배가 아파서 새벽에 깬다. 산부인과 의사쌤도 그냥 나는 체질적으로 생리통이 있는 타입이라고 하더라 ㅠ 처음엔 생리기간을 포함해서 감기 기운처럼 전신 근육통(몸살 기운) 증상이 굉장히 오래 갔고, 당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ㅠㅠ 한달에 2주 정도는 계속 이런 상태니..정말 삶의질이..개떡락한달까.. 살기 싫어질 정도다… 이번달도 한 2주는 아파서 너무너무 절망적이고 힘들었다..
진짜 체력이 여기서 더 바닥찍을 것도 없는데, 그래도 바닥을 찍는다. 이건 걸려본 사람만이 안다.
이래서 도대체 취업은 어떻게 할까.. ㅠㅠㅠㅠ 이젠 마냥 놀 수도 없는데 말이다.
“혹시 저처럼 근육통 몸살앓이 이유없이 오래 하시는 분..같이 이야기 나눠요 ㅠㅠㅠ”
⑤ 자궁 혹 재발
이것도 나는 후유증이라고 생각하는 게.. 자궁내막증 그동안 재발 안하고 괜찮다가, 갑상선 호르몬 약 딱 끊고 나서 6개월 뒤 산부인과 정기검진 때 ‘혹이 다시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번엔 내막증. 이번엔 근종^_ㅠ 정말 가지가지한다..ㅎㅎ 근종도 커지면 또 수술해야할텐데..난 정말 혹이 잘 생기는 체질인가보다 하하.. 생리기간도 힘들고, 혹도 재발하고 하니 진지하게 미레나 시술을 해볼까..생각중이다 ㅠ
난 이미 생물학적으로 노산의 나이에 들어섰는데, 산부인과 선생님은 임신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임신은 개뿔 일도 못하는 체력이라고요 ㅎ 지금은 임신생각할 때가 아니다. 내가 살아야 임신출산도 하는거다 ㅠ
⑥ 무기력함과 우울증, 감정기복이 심해짐
나도 내가.. 우울증이란 단어를 쓰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다. 사람이 계속 아프면, 몸의 컨디션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더라. ‘사실은 체력(건강)이 내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던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아파오면, 그리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민해지고 힘들어진다.
아무것도 감흥이 느껴지지 않고, 뭘 해도 즐겁지 않고 그냥 집에 문득 혼자 있다가 우는 날이 많아졌었다. 그냥..이대로 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나쁜 생각이 자꾸 들고 예전보다 감정조절이 잘 안되는 게 감정기복도 좀 생겼다.
나는 원래 눈물이 전혀 없는 타입인데(INTJ임, 극T), 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울컥하고 눈물나는게 진짜 이상하고 감정이 요동친다는 걸 처음 느껴봤다.(F한테 공감 잘 못해서 벌받는걸까..)
그래서 정신적으로 자신을 다스릴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그냥 울고 싶을 때 정말 펑펑 울고, ‘밑바닥을 찍으면 다시 올라 올 수 있겠지.’ 라는 생각에 침대에서 뒹굴며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아주 바닥을 찍어버렸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진짜 나 자신은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의 정신은 온전한 나로 남아있을거야. 어떤 것이라도 나를 짓밟지 못해.” 라는 마인드로 강하게 버티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체력 저하에서 오는 자신감 저하, ‘앞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무력감. 이게 지속되면서 우울증이 오고 감정기복도 생기게 되는데 정말..다들 힘내셨으면 좋겠다.
“우린 정말 괜찮아질꺼거든요..🙏”
4. 취업시기
이것도 사람마다 다를 것 같은데, 난 그전에 건강문제로 회사를 퇴사해서(그땐 만성피로인줄 알았음) 어차피 일을 쉬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 후 1년 정도를 취업시기로 봤다.
직장인이라면, 난 ..정말 최소 3개월은 쉬어야 한다고 본다..ㅠㅠ 한 달 쉬고 일하게 되면 결국 퇴사하게 될꺼다.. 갑상선암 수술 절대 만만하게 보면 안된다. 몸에 오는 타격이 정~말 큼. ㅠ 괜찮다면, 그건 정말 건강한 복받은 사람이고 ㅎ 이 글을 볼 일도 없는 사람일 것이다ㅋㅋ 의사들은 뭐 한 2주만 지나도 일상생활 가능하다고 하는데, 의사 말 너무 믿지마라.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난 늦어도 올해 9월까지는 재취업을 할까 생각중이다. 체력이 됐으면 이미 그전에 취업했을거다.(벌써 1년 7개월째 백수기 때문에 공백이 너무 긴게 걱정되기도 하고..ㅠ) 지금 벌써 7월이니 천천히 구직활동을 이어나갈까 한다.
취업하고 직장생활 무리없이 잘 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 거. 정말 그게 소원이다 ㅎㅎ
결론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여건이 되는 한 수술 후 최대한 휴식을 취하길 바란다.
5. 운동(수영 시작)
앞서 무기력함과 우울감 때문에 힘들다고 언급했는데,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주면 좋을 것 같아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마침 일 쉴때 배우기 딱 좋기도 하고.
1년 전엔 새로운 뭔가를 배울 체력도 안 됐으니 그때보다 체력 회복이 되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너무 느리다 ㅎ ㅠ
수영 배운지 3개월차 되었고, 최근에 아파서 2주 동안 또 못해서 다음주부터 다시 1:1강습에 들어간다. 한동안은 수영강습한 날은 낮잠을 3시간씩 잘 정도로 힘들었다 ㅎ 지금도 매일 수영 갈 체력은 안된다 ㅠ 집에서 놀면서도 주 3회가 최대이다.
지금은 수영용품 고르는 재미에 푹~ 빠졌고, 수영복 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어서 체력이 더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 동기부여도 되고, 성취감도 있고 좋다. 난 수영을 평생 배울 운동으로 정했다.
다들 어떤 것이라도 운동은 꼭 하셨으면 좋겠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졌는데, 다 읽는 분이 있을 지 모르겠다.😅
갑상선암 수술 1년 뒤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한 번 작성해보았다.
질문은 편하게 덧글로 문의 주세요 🥰